1. 문제 서술
(1)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체제상 특징
가. 삼국사기
삼국사기는 김부식이 고려 중기라는 국내외의 정치․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를 겪은 후에 편찬한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정사이다. 김부식은 중국의 정사체인 기전체라는 편찬 방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였으며, 본기, 년표, 잡지, 열전으로 나누어 편찬하였다.
본기의 내용은 삼국의 왕을 중심으로 건국에서 멸망에 이르기까지의 기간 동안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이 연대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전체 50권 중에서 28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크게 신라본기, 고구려본기, 백제본기로 나뉘어진다.
서술방식은 각 왕의 즉위에 관한 사실과 함께 왕의 부모에 관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으며 즉위년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연표는 삼국의 연대와 중국의 연대를 대조한 연대표로 총 3권이다. 연표의 구성은 전체가 5등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장 먼저 간지가 나오고 다음에 중국과 신라, 고구려, 백제로 구분되어 있다. 각 난에서는 연대를 주로 적고 있으며, 각 국왕의 즉위 년, 성과 휘(諱), 왕의 죽음, 연호의 사용 등이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다.
잡지의 경우, 1권은 제사(祭祀), 악(樂), 2권은 색복(色服), 거기(車騎), 기용(器用), 옥사(屋舍), 3~6권은 지리(地理), 7~9권은 직관(職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간결하게 처리되어 있다. 총 9권 중 지리지가 4권을 차지하고 있다.
열전은 삼국시대에 활약한 중요한 인물들의 전기이며, 역사적 인물들의 충성과 학식, 효행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총 10권이다. 삼국사기는 삼국시대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한 역사서로서 그 가치가 있으며, 삼국시대의 역사 연구 및 김부식과 당시 양반 사대부들의 역사인식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사자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나. 삼국유사
삼국유사는 일연이라는 승려에 의해 저술된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야사이다. 특정한 체제는 없으나, 5권2책으로 되어 있다. 권제1의 앞에는 「왕력(王歷)」이 있고, 이어서 「기이(紀異)」‧「흥법(興法)」‧「탑상(塔像)」‧「의해(義解)」‧「신주(神呪)」‧「감통(感通)」‧「피은(避隱)」‧「효선(孝善)」 등 9개의 편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술방식은 인용된 자료와 저자의 의견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으며, 전거주의의 원칙에 따라 다양한 문헌들이 인용되어 있어 국내외의 여러 문헌들과 그 내용을 참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삼국유사는 모두 5권 2책이며, 다음과 같은 9개의 편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 제 1에는 왕력과 기이가 실려있는데, 왕력은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과 가야 및 후삼국의 연대표이다. 삼국과 가야․후삼국 등 역대 왕들의 세계와 연대에 대한 기록이며, 중국의 역대 왕조와 연호를 함께 나타내어 대조해 놓고 있다. 이것은 삼국사기에 비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기이는 2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 1편은 고조선 이하 삼한․부여․고구려와 통일 신라 이전의 신라의 유사에 관한 내용이다. 기이편의 서두에는 이 편을 설정하는 이유를 밝힌 서(叙, 차례)가 붙어 있다.
제 2는 1권에 이어 기이 제 2편으로 통일 신라 시대를 비롯한 가야와 후백제 등에 관한 유사를 기록하고 있다. 권 제 3은 흥법과 탑상편으로 구성된다. 흥법은 불법을 일으킨다는 의미로, 불교가 삼국에 수용되는 과정과 그 융성 및 고승들의 행적에 관한 내용을 싣고 있으며, 탑상은 신라를 중심으로 탑과 불상의 유래 등에 관한 사실을 수록하고 있다. 권 제 4는 의해로 신라 고승들에 대한 전기를 중심으로 기록한 것이다.
권 제 5는 신주, 감통, 피은, 효선으로 구성된다. 신주는 신라의 밀교적 신이승(神異僧)들에 대한 3개의 항목을 기록하고 있고, 감통은 부처와의 영적 감응을 이룬 신도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신이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며 특히 불교에 대한 신심을 강조하고 있다. 피은은 속세를 떠나 은둔한 승려들의 행적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승려에 국한되지 않고 관리 등 일반인을 중심으로 세속의 명예와 부귀를 벗어버리고 자연에 은둔하며 살아간 기인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효선은 부모에 대한 효도와 불교적인 선행에 대한 미담을 수록하고 있다. 따라서, 왕력과 기이편을 제외한 흥법에서 효선에 이르는 7편의 사유들은 불교문화에 대한 서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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